중천

리뷰

개봉일: 2006년 12월 21일
감독: 조동오
각본: 조동오, 최희대, 최동훈, 방애경, 한귀숙
연출: 조동오
장르: 판타지 액션
제작사: 나비픽쳐스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02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정우성: 이곽 역
  • 김태희: 소화 역
  • 허준호: 반추 역
  • 박상욱: 여위 역
  • 소이현: 효 역
  • 김광일: 웅귀 역
  • 유하준: 웅걸 역

<중천>을 처음 봤을 때, 그 화려한 비주얼과 판타지적 설정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영화는 한 사람의 사랑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한 여정이 어떻게 신화적인 요소와 동양적 철학을 통해 펼쳐지는지를 보여주며, 나에게는 감정적으로나 철학적으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고뇌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 겪어온 여러 갈등과 선택을 되돌아보게 했다.

<중천>은 죽은 영혼들이 환생을 준비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이곽(정우성)은 죽은 연인 연희(김태희)를 찾기 위해 ‘중천’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그는 기억을 잃은 연희와 재회한다. 연희는 중천을 지키는 천인 소화가 되어 있고, 이곽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호위무사로 나선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나는 이곽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그의 여정에 대한 갈망이 내면의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연희를 찾기 위한 이곽의 여정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겪는 내면의 성장, 그리고 그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영화가 독특한 점은 단순히 서양식 판타지와 액션을 넘어서, 동양적 철학을 이야기 속에 녹여낸 부분이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정, 기억을 잃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복잡한 감정,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숙명적인 대결은 동양의 선(禪) 철학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나는 그동안 종종 내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안에서의 내 역할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곤 했다. <중천>은 그 질문에 대해, 우리가 지나치게 현대적인 시각으로만 삶을 바라보지 말고, 때로는 더 깊고 넓은 시각에서 존재를 성찰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중천>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CGI)과 액션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이는 분명 영화의 큰 장점이다. 영화에 사용된 2천여 컷 중 750컷에 CG가 사용되었고, 그 퀄리티는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환상적인 풍경과 캐릭터들의 초현실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런 장면들은 시각적인 쾌감을 제공하면서도, 내가 느끼기에 그것은 그저 “눈요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바라보는 세상, 내 삶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상징을 담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방대한 세계관과 복잡한 인물 관계를 102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모두 풀어내려 하다 보니, 캐릭터들의 발전과 갈등의 심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특히 이곽과 연희, 그리고 반추(허준호)와의 갈등이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때때로 이들 간의 갈등이 좀 더 섬세하게 그려졌다면, 그들이 겪는 감정선과 갈등이 더욱 몰입감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천>은 한국 영화 역사상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진다. 기술적인 도전과 상상력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는 분명 큰 성과였고, 그것은 이후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영화가 완벽하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그 도전은 가치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기술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의 깊이를 되새기게 되었다.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어쩌면 내가 간과한 진지한 물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대규모 제작: '중천'은 제작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으로, 충무로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2. 국제적 협업: 한국, 중국, 일본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제작했습니다. 아카데미 의상상 수상자인 일본의 에미 와다와 중국의 황바오롱이 의상을, 일본의 사기스 시로가 음악을 담당했습니다.
  3. 장기 촬영: 촬영은 110회차 이상 진행되었으며, 일반적인 영화의 30-40회차에 비해 매우 길었습니다. 비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어 2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촬영이 4월 초까지 연장되었습니다.
  4. 해외 로케이션: 중국 저장성 헝뎬 영시성에서 주로 촬영되었으며, 전체 촬영의 70% 이상이 헝디엔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5. 컴퓨터 그래픽 활용: 아날로그 액션 대신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6. 의상 제작의 노력: 에미 와다는 한 벌의 의상을 만들기 위해 50미터 길이의 실크 천을 손으로 염색했으며, 손으로 염색한 의상만 400벌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7. 세계 시장 진출 목표: 기획 단계부터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영화시장을 겨냥했으며, 2006년 5월 칸영화제 영화 판매시장에서 선보일 예정이었습니다.

관객 반응

  1. 화려한 영상미: 관객들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영상과 거대한 스케일에 감탄했습니다.
  2. CG 기술: 750컷이 넘는 CG 분량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특히 100% 순수 국내 기술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3. 영혼 소멸 장면: CG로 구현된 영혼이 사그라지는 모습을 한지가 타들어가는 것처럼 표현한 장면이 비장하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 디지털 액터 액션신: 국내 최초로 시도된 디지털 액터를 활용한 액션 장면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5. 스토리 부족: 화려한 영상에 비해 이야기의 밀도가 낮고, 스토리 자체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캐릭터 개성 부족: 각 인물들의 특징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아 개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7. 어정쩡한 장르 설정: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느낌을 주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8. 연기와 대사: 배우들의 연기력이 떨어지고 대사가 어색하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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