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리뷰
개봉일: 1995년 5월 13일
감독: 김영빈
각본: 김영빈
연출:
김영빈
장르: 액션, 드라마, 느와르
제작사: 선익필름
상영시간:
108분
등급: 연소자관람불가
최민수: 오수현 순경 역
이경영: 오사현 경감 역
염정아: 황채은
기자 역
허준호: 상철 역
독고영재: 임태호 역
유오성: 점표
역
정진영: 달선 역
이기영: 춘우 역
윤문식: 문 형사 역
명계남:
형사부장 역
어린 시절, 나는 경찰이 되어 정의를 실현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목격하면서도, 그저 법과 질서가 세상을 올바르게 만든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믿음은 무너졌고, 나에게 정의란 더 이상 법과 제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 <테러리스트>는 그런 나의 내면을 떠올리게 했다. 복수와 정의, 그리고 형제애라는 두 갈래의 감정 사이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갈등하는지를 그려낸 이 영화는 내가 그동안 겪어온 고뇌와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수현과 사현, 두 형제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들의 삶을 지나쳐오던 내 청춘을 떠올렸다. 사현은 경찰이 되어 서울경찰청에서 경력을 쌓아가며 질서와 정의를 지키려 애쓰는 인물이다. 동생 수현 역시 경찰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며 형보다 더 뛰어난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어느 순간 그 꿈은 조용히 산산조각 난다. 수현이 직면한 현실은 무척 가혹하다. 그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법과 질서에 의해 억울한 처벌을 받는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그가 느꼈을 분노와 절망을 고스란히 이해했다. 수현은 법과 질서가 무기력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점점 더 어두운 길로 빠져들게 된다.
나는 그 순간부터 수현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정의는 더 이상 법을 통해 실현될 수 없다는 것. 그런 현실에서, 그는 스스로 정의를 구현하려 한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당한 그에게, 복수는 그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강력한 반항이었던 것이다. 그는 더 이상 경찰로서의 꿈을 쫓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에서 수현은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며, 그 과정에서 형인 사현과 충돌하게 된다. 형 사현은 동생이 벌이는 사건들을 추적하면서, 동생이 바로 그 배후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하지만 그가 동생의 선택을 막으려 할 때, 나는 사현의 내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동생을 사랑하면서도, 법과 질서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기 싫어한다. 두 형제는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결국 같은 지점에서 충돌한다. 형제애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주 내게 묻곤 했다. "정의는 과연 무엇인가?"
클라이맥스에서 영화는 그 두 형제의 갈등을 절정으로 몰아넣는다. 패션쇼에서 벌어지는 대치 상황 속에서, 형 사현은 동생 수현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때, 나는 그의 오열을 이해하게 된다. 피투성이가 된 동생을 끌어안으며 울부짖는 그 장면은 단순한 액션의 차원을 넘어, 형제애와 비극적 운명의 끝자락을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런 모습 속에서 나는 정의가 때로는 무력하고,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절실히 느꼈다.
이 영화는 단지 액션 느와르의 틀을 벗어난 영화다. 그것은 법과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테러리스트>는 1990년대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억압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나 자신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남긴 작품이었다. 최민수와 이경영의 연기는 그들의 감정선이 잘 드러나며, 관객들에게 형제애와 복수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법과 제도가 무력해질 때, 인간은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런 의미에서 <테러리스트>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 영화는 만화가 이현세의 원작 만화 "카론의 새벽"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주연 배우 최민수는 당시 SBS 드라마 "모래시계"로 인기 절정에 있었으며, 이는 영화의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 영화의 액션 장면들, 특히 트럭들 사이에서 벌어진 격투장면, 공장 안에서의 싸움, 마지막 싸움장면 등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이경영, 염정아, 유오성 등 후에 유명해진 배우들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 영화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발렌시엔느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영화는 개봉 당시 원작 만화의 지나친 축약으로 일부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관객 반응
- 액션 장면의 퀄리티: 트럭들 사이에서 벌어진 격투장면, 공장 안에서의 싸움, 마지막 싸움장면 등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배우들의 연기: 최민수, 이경영, 염정아, 유오성 등 후에 유명해진 배우들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 국제적 인정: 프랑스의 발렌시엔느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상업적 성공: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여 3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 원작 만화의 축약: 개봉 당시 원작 만화 "카론의 새벽"의 지나친 축약으로 일부 팬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 스토리 전개의 문제: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다소 급격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 캐릭터 묘사의 부족: 일부 관객들은 주요 캐릭터들의 심리적 묘사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 과도한 폭력성: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폭력적인 장면들이 과도하게 표현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 "투캅스" (1993)
"투캅스"는 성격이 정반대인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중앙경찰서를 수석 졸업한 신참 형사 강민호(박중훈)가 비리 경찰로 옷을 벗은 김형사의 자리를 이어받아 조윤수(안성기) 형사의 파트너가 됩니다. 강민호는 매사에 정석대로 일을 처리하는 반면, 조윤수는 능청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조윤수는 자신의 편한 생활을 위해 강민호를 비리 형사로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두 형사는 여러 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합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훌륭한 파트너십을 이루어냅니다. 영화는 두 형사의 코믹한 상황과 액션 장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 "본 투 킬" (1996)
"본 투 킬"은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액션 영화입니다. 주인공 김영호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성인이 된 후, 그는 우연히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범인들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김영호는 복수를 결심하고 살인 기계로 변모합니다.
김영호는 하나씩 범인들을 찾아 처단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고, 복수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동시에 경찰의 추적을 받으며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입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과 화려한 액션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 "투맨" (1998)
"투맨"은 두 명의 형사가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의 액션 스릴러입니다. 주인공인 두 형사는 성격과 수사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한 명은 냉철하고 논리적인 베테랑 형사이고, 다른 한 명은 직감과 본능에 의존하는 열혈 형사입니다.
두 형사는 서울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에 투입됩니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그들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거대한 음모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수사 과정에서 두 형사는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며, 팀워크를 발휘하여 사건 해결에 다가갑니다.
영화는 긴박한 추격 장면과 반전이 있는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또한 두 주인공의 관계 변화를 통해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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