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리뷰

    개봉일: 2022년 8월 3일
    감독: 한재림
    각본: 한재림
    장르: 재난, 액션, 드라마
    제작사: 매그넘나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씨네주 유한회사
    배급사: 쇼박스
    상영시간: 140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송강호: 구인호 역 (서울남부경찰서 강력팀장)
    • 이병헌: 박재혁 역 (박수민의 아버지)
    • 전도연: 김숙희 역 (국토교통부 장관)
    • 김남길: 최현수 역 (스카이코리아 501편 부기장)
    • 임시완: 류진석 역 (전 제약회사 미생물 관리자)
    • 김소진: 김희진 역 (스카이코리아 501편 사무장)
    • 박해준: 박태수 역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실장)

    "비상선언"을 보고 나서, 나도 모르게 어릴 적 기억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어린 시절,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의 그 막막한 기분. 주변은 낯설고, 내 손에 쥔 지도는 아무리 봐도 길을 찾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비상선언"에서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휘말린 재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 마치 그때의 내 상황처럼 절망적이고, 동시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압감이 나를 압도했다.

    이병헌이 연기한 재혁의 모습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딸을 위해 비행기 공포증을 극복하려고 하는 그의 노력은 나 역시 어느 순간, 내가 해야만 했던 선택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나도 그때,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선택을 해야 했고, 재혁처럼 가족을 지키는 것이 내게도 가장 중요한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때마다 느낀 불안과, 그 불안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영화 속에서 함께 느꼈다.

    그리고, 송강호의 캐릭터인 형사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그가 보여주는 냉철한 판단력과 위기에서 보여준 결단력은 내가 여러 번 겪었던, 상황을 통제하고자 했던 순간들과 겹쳤다. 직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졌던 순간들이 생각났다. 그때마다 마음속에서 떠오르던 한 가지는 "결정이란 결국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송강호의 캐릭터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저 정해진 대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 속 인호의 선택들을 내내 따라가게 되었다.

    "비상선언"은 단순히 재난 영화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성과 선택,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이기심과 이타심을 다루며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치 고요한 호수 속에서 던져진 돌이 점점 커지는 파장을 일으키는 것처럼, 영화의 전개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인간의 이기심과 희생은 사실 우리의 삶에서도 매일 마주하는 갈등이다. 특히 후반부에 드러난 승객들의 선택은 마치 우리가 평소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윤리적 질문들을 그대로 반영한 듯 느껴졌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 간의 연대와 인류애가 더욱 절실해진 지금, "비상선언"이 전하는 메시지는 한층 강렬하게 다가왔다. 재난 속에서도 결국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 마음이 결국은 우리가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영화는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코로나19로 인한 촬영 중단 및 재개: 2020년 8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었다가 2020년 9월 12일에 재개되었습니다.
    2. 대규모 제작비: 260억 원의 큰 제작비가 투입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3. 칸 영화제 상영: 2021년 7월 16일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처음 상영되어 국제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4. 다양한 촬영 장소: 경기 과천경찰서, 서울 코엑스, 한림대학교, 강원대학교 등 여러 지역에서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5. 개봉 연기: 당초 2021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2022년 8월로 개봉이 연기되었습니다.

    관객 반응

    1. 배우들의 연기력: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 유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2.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항공기 재난 상황을 긴박하게 그려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 국제적 인정: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상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4. 관객 수 조작 의혹: 새벽 시간대 매진이 되는 기현상이 발견되어 관객 수 조작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5. 과도한 신파: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후반부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신파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6. 비현실적인 설정: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일부 설정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1. 《판도라》 (2016)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예기치 못한 지진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대규모 원전 사고가 일어납니다. 주인공은 원전 근처 마을 출신으로, 사고 수습을 위해 자원합니다. 정부와 원전 관계자들의 은폐 시도, 주민들의 공포와 분노, 그리고 방사능 유출의 위험 속에서 주인공과 동료들은 제2의 폭발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2. 《플라이트 93》 (2006)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승객들이 비행기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비행기 제어권을 되찾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그립니다. 비행기 내부의 긴박한 상황과 지상에서의 대응을 번갈아 보여주며 실제 사건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3. 《캡틴 파일럿》 (2019)
      비행 중 조종사가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부기장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켜야 하는 위기에 직면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기장의 판단력과 기술이 시험받게 되며, 지상의 관제탑과 협력하여 비상 착륙을 시도합니다. 영화는 항공기 내부의 긴박한 상황과 승무원들의 대처, 그리고 승객들의 공포와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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