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리뷰

개봉일: 2010년 8월 12일
감독: 김지운
각본: 김지운, 박훈정
연출: 김지운
장르: 범죄, 스릴러, 액션
제작사: 페퍼민트앤컴퍼니
배급사: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상영시간: 144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이병헌: 김수현 역 (국정원 요원)
  • 최민식: 장경철 역 (연쇄살인범)
  • 오산하: 장주연 역 (수현의 약혼녀)
  • 전국환: 장반장 역 (주연의 아버지)
  • 천호진: 오 과장 역 (강력계 형사)
  • 김윤서: 장세연 역 (주연의 동생)
  • 최무성: 태주 역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나서, 나도 모르게 몇 가지 날카로운 질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어린 시절 친구와의 싸움에서 시작된 갈등을 떠올렸다. 누가 먼저 잘못을 했는지, 누가 더 큰 상처를 입었는지 그때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느낀 분노와 고통은 그 모든 것을 넘어섰고, 마치 영화 속 김수현처럼 그 고통을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복수가 주는 순간적인 해방감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을 뻔했지만, 그 과정에서 결국 나 자신도 몰라보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의 김수현이 그토록 집착하며 복수의 늪에 빠지는 모습이 내게는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비록 그 복수가 그를 어떤 방식으로든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해도, 결국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파괴였다. 나는 스스로도 그런 순간을 겪었을 때, 그 길이 결국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경고 없이 알아차리게 되었다.

최민식이 연기한 장경철처럼, 내 주변에서 가끔 만나는 사람들도 때로는 너무나 악의에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을 멀리서 보는 내 모습은 그렇게 강력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수현처럼, 나는 그때마다 내가 느끼는 불안과 고통을 어떻게든 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영화 속에서 두 인물의 격렬한 대립을 보며, 나는 그런 감정을 극복할 방법이 정말 있을까, 하는 질문을 되풀이하게 되었다.

이병헌의 김수현이 복수의 덫에 빠져드는 그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이었다. 그의 변화는 마치 내가 직장에서 겪었던 갈등을 극단적으로 투영한 것 같았다.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불안함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는 그런 순간들. "악마를 보았다"에서 그 고통이 점차적으로 심화되는 모습이, 내가 과거에 한 선택이 결국 나에게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할지 모른다는 경고처럼 다가왔다.

영화는 단순히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를 넘어서, 복수라는 개념에 대해 깊은 성찰을 던진다. 내가 겪었던 인간관계에서의 복수도 이와 비슷했다. 그때는 나의 고통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그 과정에서 결국 내가 제시했던 해결책이 오히려 더 큰 파장을 일으킨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 악순환에 휘말리고 말았고, 영화 속 인물들이 겪은 내면의 혼란이 나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악마를 보았다"는 그저 스릴러나 범죄영화로만 치부할 수 없는 작품이다. 복수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꿰뚫고 있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과거의 내가 느꼈던 그 혼란과 갈등을 돌아보며,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결국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제한상영가 판정
    •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이 영화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 첫 번째 심의는 2010년 7월 27일, 두 번째는 8월 4일에 이루어졌습니다.
  2. 문제가 된 장면들
    • 시신의 일부를 바구니에 던지는 장면
    • 인육을 먹는 장면
    •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는 장면
    • 이러한 장면들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한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었습니다.
  3. 개봉 연기
    • 당초 8월 5일로 예정되었던 기자 시사회가 심의 문제로 8월 11일로 연기되었습니다.
  4. 영화 수정 작업
    • 제작사 페퍼민트앤컴퍼니는 일반 극장 상영을 위해 "영화의 연출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위가 높은 장면을 기술적으로 줄이는 보완작업"을 진행했습니다.
  5. 최종 개봉
    • 제작사는 수정을 거듭한 끝에 세 번째 심의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가까스로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 최종적으로 1분 30여 초가 삭제된 버전으로 8월 12일에 개봉되었습니다.

관객 반응

  1. 연출력 극찬: 많은 관객들이 김지운 감독의 뛰어난 연출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 관객은 이를 "2010년 TIFF에서 본 최고의 영화"라고 표현했습니다.
  2. 배우들의 연기: 이병헌과 최민식의 연기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최민식의 연기는 "한니발 렉터 이후로 가장 끔찍한 소시오패스 악역"이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3. 강렬한 인상: 영화의 강렬하고 충격적인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눈과 뇌에 수많은 인상과 이미지들을 새겨놓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4. 국제적 인정: 해외 영화제에서 10개 정도의 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5. 과도한 폭력성: 많은 관객들이 영화의 극단적인 폭력 묘사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엄청 잔인하고 못됐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6. 윤리적 문제 제기: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인간으로서의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습니다.
  7. 정서적 충격: 영화의 잔인한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영혼의 상당 부분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8. 장르적 한계: 일부 관객들은 한국 영화의 장르적 다양성 부족을 지적하며, 이 영화가 그러한 한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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