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몬스터

리뷰

개봉일: 2004년 8월 20일
감독: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룻 첸
각본: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룻 첸
연출: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룻 첸
장르: 공포(호러), 스릴러
제작사: CJ엔터테인먼트, 아플러스필름
상영시간: 126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이병헌: 박찬욱 감독 편 주연
  • 임원희: 박찬욱 감독 편 출연
  • 강혜정: 박찬욱 감독 편 출연
  • 하세가와 쿄코: 미이케 다카시 감독 편 주연
  • 와타베 아츠로: 미이케 다카시 감독 편 출연
  • 바이 링: 프룻 첸 감독 편 주연
  • 양천화: 프룻 첸 감독 편 출연

영화 "쓰리, 몬스터"를 보고 나서, 오래 전 친구들과의 캠핑을 떠나던 순간이 떠올랐다. 우리는 숲속에서 밤을 보내며 괴담을 나누곤 했는데, 그때마다 한 명씩 돌아가며 말을 아끼고 점차 더 음침한 이야기들을 꺼내던 기억이 난다. 그런 이야기들은 실체가 없었지만, 그때의 공포는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 같았고, 그 공포는 결국 우리 내면의 어두운 면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쓰리,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세 감독이 만들어낸 세 편의 공포 이야기는 단순히 '무서운 것'을 넘어서, 인간 내면의 억압된 욕망과 감정의 어두운 영역을 파고든다. 마치 캠핑을 떠났을 때 들었던 그 괴담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까지 파고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박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처럼, 괴상하고 기괴한 모습이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 뼈아프게 슬픈 진실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쌍둥이 자매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 쌓인 상처들이 잊히지 않고 그때마다 떠오르는 것처럼, 묘하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때의 기억이 돌아올 때마다 마치 우리 자신이 그 안에 갇힌 느낌이 들었던 것처럼.

박찬욱 감독의 "컷"에서는 영화 감독과 아내가 납치된 상황에서의 갈등을 그리며,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얼굴 속에서 나는 몰랐던 악의 얼굴을 보게 되는 순간처럼, 인간 본성의 이중성을 그려낸다. 나 역시 어릴 적, 내 친구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친구는 늘 착하고 좋은 아이였지만, 어느 날 그 아이가 숨겨왔던 다른 면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 그때 내게는 커다란 혼란을 주었던 것이다. "컷"에서 감독이 묻고 있는 질문은 결국 "너는 정말 그 사람을 알고 있었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룻 챈 감독의 "만두"는 내가 먹었던 그 익숙한 음식을 다시 보게 만든다. 예전에도 사랑하는 사람이 해준 음식을 먹을 때 그 맛에 감동했었지만, 그때 생각해본 적 없었던 것들까지 뒤섞여 떠오르는 순간이 있었다. 영화에서 식인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통해 생명과 욕망을 다루고 있지만, 나 또한 어쩌면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한 방식으로 타인의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친다.

이 세 편의 단편이 결합된 "쓰리, 몬스터"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인간 존재에 대해 근본적으로 묻고 있다. 세 감독이 보여주는 각각의 공포는 표면적으로는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그 속에서 내면의 본성과 진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로 인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다. 공포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빠져들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을 마주하게 만들며, 그 속에 숨겨진 본능을 상기시킨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내 어린 시절의 캠핑과 그때마다 떠올렸던 괴담들이 떠올랐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이야기였지만, 결국 내면에서 더 큰 의미를 찾게 됐다. "쓰리, 몬스터"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주는 작품으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생각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박찬욱 감독의 독특한 연출 방식
    박찬욱 감독은 한국 파트 "컷(Cut)"에서 인간 내면의 악마성과 도덕적 딜레마를 강렬하게 탐구했습니다. 특히, 영화감독이 납치당해 아내의 손가락과 한 아이의 생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다루며, 폐소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강렬한 심리적 긴장감을 연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촬영 중 높은 집중력을 요구받았다는 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2. 이병헌의 연기 변신
    이병헌은 성공한 영화감독 류지호 역을 맡아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절박함과 광기를 폭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의 연기는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동시에 심리적으로 소모적인 역할이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특히 납치범 역을 맡은 임원희와의 대립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명장면으로 꼽혔습니다.
  3. 촬영 현장의 어려움
    마지막 촬영 날, 시간 부족으로 인해 스태프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촬영을 진행해야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도 박찬욱 감독은 완성도 높은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밀한 디렉팅을 이어갔다고 전해집니다.
  4. 국제적 주목
    《쓰리, 몬스터》는 한국, 일본, 홍콩 3개국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컷"은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부문에 초청되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이는 한국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5. 강혜정과 이병헌의 호흡
    강혜정은 납치된 피아니스트 아내 역으로 출연하며 극 중 남편(이병헌)과 복잡한 감정선을 연기했습니다. 두 배우 간의 호흡이 극 중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관객 반응

  1. 독특한 구성: 한국, 일본, 홍콩 3국의 대표 감독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 특히 한국 편인 '컷(CUT)'에서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3. 이병헌의 연기: 이병헌이 착한 영화감독에서 점차 악마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캐릭터를 섬뜩하게 소화해냈다는 호평이 있었습니다.
  4. 국제적 인정: 베니스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부문에 초청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5. 극단적인 소재: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소재가 너무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6. 불편한 장면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컷' 편에서 아내의 손가락과 아이의 목숨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장면 등이 일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7. 에피소드 간 편차: 세 편의 에피소드 사이의 질적 편차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8. 이해의 어려움: 일부 관객들은 각 에피소드의 메시지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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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수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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