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리뷰
- 개봉일: 2015년 7월 22일
- 감독: 최동훈
- 각본: 최동훈
- 연출: 최동훈
- 장르: 액션, 드라마
- 제작사: 케이퍼필름
- 상영시간: 139분
- 등급: 15세 관람가
- 전지현 (안옥윤 역)
- 이정재 (염석진 역)
- 하정우 (하와이 피스톨 역)
- 조진웅 (속사포 역)
- 최덕문 (황덕삼 역)
- 이경영 (강인국 역)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다. 또다시 독립운동과 친일, 그 익숙한 역사를 반복할까봐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길, 내 가슴은 왠지 모르게 무겁게 뛰고 있었다. 어두운 시대를 밝힌 건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얼굴 없는 사람들의 이름 없는 희생이었다는 메시지가 이상하게 묵직하게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잊히지 않는 건 전지현의 눈빛이었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 속 상큼한 모습에 익숙했던 내게, 그녀가 맡은 안옥윤은 충격적일 만큼 강렬했다. 독립을 위해 총을 들고, 두려움을 감춘 차가운 얼굴로 적을 노려보던 그녀의 눈동자는 아무 말 없이도 깊은 상처를 품고 있었다. 그렇게 슬픔과 결기가 교차하는 눈빛은 영화가 끝나고도 오래도록 나를 붙들었다.
이 영화가 인상 깊었던 건, 단순히 액션이나 암살 작전 때문이 아니었다. 황정민의 하와이 피스톨과 오달수의 영감은 능글맞은 말투로 웃음을 주었지만, 결국 그들 역시 시대의 폭풍 앞에 선 작고 초라한 존재들이었다. 영화는 그렇게 독립운동이라는 거창한 명분 뒤에 숨겨진,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들의 갈등과 두려움을 그려냈다.
특히 밀정 염석진 역의 이정재가 빚어낸 인물은, 역사의 빛과 어둠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 그 자체였다. 그를 단순한 악인으로 비난하기엔 마음 한구석이 무겁고 불편했다. 역사의 흐름 앞에서 개인의 신념과 생존이 얼마나 쉽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그의 표정 하나하나가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엔 수많은 '염석진'이 존재한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캐릭터였다.
그리고 여운이 긴 영화의 마지막 장면. 법정에 선 염석진의 떨리는 목소리와, 안옥윤이 끝까지 잃지 않은 단단한 눈빛. 과거가 끝나도 역사는 계속 살아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줬던 그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관을 나서며 오히려 씁쓸함이 남았던 건, 과연 우리 시대는 그때와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은 여전히 내부의 갈등과 분열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독립된 나라’의 모습이 정말 이런 것이었을까 하는 씁쓸한 질문이 남았다.
나는 『암살』이 단순한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쉽게 잊히고, 어쩌면 반복된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고, 희생하며, 때로는 침묵한다. 독립운동가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역사의 그늘에 묻혀 이름 없이 잊혀 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가끔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이름 모를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들의 얼굴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그들도 혹시 삶이라는 거대한 역사 속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묵묵히,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믿음과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결국 이 영화가 내게 준 건 그런 생각이었다. 화려한 역사 속 영웅이 아니라,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걷는 사람들. 바로 그들의 삶이 진짜 역사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들의 이름 없는 용기와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오늘의 우리 삶이라면, 지금 우리가 마주한 갈등과 혼란도 언젠가는 후손들의 기억 속에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암살』은 단순히 지나간 역사에 대한 추억이나 찬사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져진 거대한 질문과 같다. 역사의 무게를 견디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자체가 어쩌면 또 하나의 암살 작전이자, 끝나지 않은 역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이 영화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 극단적인 체중 감량: 이정재는 염석진 역을 위해 15kg의 체중을 감량했습니다. 그는 엄격한 다이어트를 통해 이를 달성했는데, 매일 방울 토마토 5개, 아몬드 5알, 달걀 2개, 고추 2개로 구성된 식단을 5팩씩 섭취하며 두 달 만에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 노인 분장을 위한 준비: 20대부터 60대까지의 염석진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근육 감소도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운동을 중단하고 소금 섭취도 완전히 제한했습니다.
- 캐릭터에 대한 고민: 이정재는 염석진 역할을 맡았을 때 캐릭터의 악한 면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느끼며 보이지 않는 감정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등 역할에 깊이 몰입했습니다.
- 촬영 후 공허함: 이정재는 《암살》 촬영이 끝난 후 한 달 동안 심한 공허함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며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웠다고 언급했습니다.
관객 반응
- 흥행 성공: 《암살》은 개봉 후 1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는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반영합니다.
- 높은 평점: 관람객 평점 9.10, 네티즌 평점 8.97 등 높은 평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많은 시청자들이 영화를 높게 평가했음을 보여줍니다.
- 역사적 의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배우들의 연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 역사적 정확성: 일부 시청자들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들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 복잡한 서사: 다수의 인물과 복잡한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과도한 액션: 일부 관객들은 역사적 내용보다 액션에 치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캐릭터 설정: 일부 캐릭터들의 동기나 행동이 불명확하거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 《밀정》 (2016)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이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에 잠입하여 정보를 캐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를 의심하고 경계합니다. 영화는 독립운동가들의 폭탄 반입 작전과 이를 저지하려는 일본 경찰의 대립을 그리며, 첩보와 액션 요소를 결합한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보여줍니다.
- 《항거: 유관순 이야기》 (2019)
3.1 운동 이후 체포되어 서대문 감옥에 수감된 유관순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는 3평도 안 되는 8호실에서 유관순(고아성)과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겪는 1년간의 수감 생활을 그립니다. 고문과 박해 속에서도 독립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고 항거하는 유관순과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보여줍니다.
- 《도적: 칼의 소리》 (2024)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이윤(김남길)이 이끄는 도적단과 친일파로 위장한 독립운동가 남희신(서현), 그리고 일본군 이광일(이현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암살》과 마찬가지로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작전과 일본군과의 대립을 그리며, 액션과 첩보 요소를 결합한 서사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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